음식 조리와 스낵 식품에 널리 사용되고있는 조미료인 글루타민산 모노나트륨(MSG)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시력이 크게 손상되거나 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이 동물실험 결과 밝혀졌다.
일본 히로사키 대학의 오구로 히로시 박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MSG를 과잉섭취하면 안구 뒤쪽 벽에 있는 감광세포층인 망막이 얇아지면서 시력이 크게 손상되거나 시력을 잃을 수 있음이 쥐 실험에서 밝혀졌다고 말했다.
MSG는 뇌세포들에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 역할을 할 수 있는 아미노산의 일종이다. MSG를 직접 안구에 주입하면 시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앞서 발표된 일이 있으나, MSG가 함유된 음식을 먹어도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구로 박사는 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두 그룹엔 고단위 또는 보통 단위의 MSG가 함유된 먹이를, 나머지 그룹엔 MSG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먹이를 6개월 동안 준 결과, 고단위 그룹은 망막 신경층 일부가 최고 75%까지 얇아지고, 보통 단위 그룹은 그 정도가 다소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고단위 그룹은 안구내의 유리체에서 많은 양의 MSG가 검출되었으며, 광선에 대한 망막 반응 테스트에서 시력이 상실된 것과 같은 모양의 그래프가 나타났다고 오구로 박사는 말했다.
오구로 박사는 고단위 그룹의 먹이는 MSG가 20%로 매우 많은 양이었다고 밝히고, 적은 양은 별 문제가 없지만 정확한 경계선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것이 조미료를 많이 쓰는 동아시아지역에서 정상안압 녹내장의 발생률이 높은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오구로 박사는 지적했다. 녹내장은 안압이 현저하게 높아지는 질환이지만 정상안압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으로 나타난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영국 런던에 있는 무어필즈 안과병원의 녹내장 전문의 펭테카우 박사는 실험에 사용된 고단위 MSG는 사람이 먹는 보통 양에 비해 상당히 많은 양이지만 MSG에 중독된 사람은 망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논평했다.
MSG 섭취량이 얼마 되지 않더라도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에는 누적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40세 이하에서는 정상안압 녹내장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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